브랜드 존속에 관한 질문

발렌시아가의 낡은구두

runningforthings 2022. 4. 2. 02:20

ⓒ 발렌시아가 파리스니커즈

 

발렌시아가에서 클래식한 컨버스화를 재해석한 파리스니커즈를 선보였다. 군데군데 구멍이 뚫려있고 찢겨있는 이 스니커즈의 가격은 80만 원이다.

(위 사진은 의도된 컨셉사진으로 실제 제품과는 차이가 있다고 한다.)

 

패션에서 해체라는 용어는 1898년 디테일즈라는 잡지에서 빌 커닝햄에 의해 처음 언급되었다고 한다. 더하여 1989년 마르지엘라 파리 90 S/S 컬렉션에서 논의가 시작되었으며, 1993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서 해체주의 이론의 성립을 표면화했다. 이후 마사키 마쓰사마의 94-95 F/W 컬렉션을 거점으로 '해체룩'이라는 용어가 등장한다.

 

마르지엘라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시공간의 개념 해체로 과거, 현재, 미래 양식을 결합한다. 탈색 및 올이 풀린 패치워크, 밖으로 나온 SEAM 등의 기법으로 의복의 기존 개념의 변화를 표현하며 미완성의 미학으로서 자유로움을 나타낸다. 또한 골든구스는 완벽한 불완전함이라는 개념으로 스크래치, 얼룩 등으로 사용된 것 같은 디자인을 의도한다. 더하여 베트멍은 왜곡된 실루엣과 프린트, 컬러, 대칭으로 규칙을 깨는 미학을 강조한다. 

 

패션에서 나타나는 그라마톨로지는 새로운 재단 및 재봉 방식을 고안하거나 색다른 착장 방식을 제안한다. 혹은 스토리텔링과 브랜딩, 해석 등에 매몰되는 경향이 보인다. 어찌 되었든 자신의 이야기를 선보이는 것 자체가 대단한 거겠지만, 약간의 기행의 연속으로 보이는 것 또한 사실이다. 해석이 있다는 것은 기준점이 있다는 것이고, 구조의 틀 속에 있다는 뜻으로 이것이 과연 정말 해체가 맞나?라는 의문점이 생기기도 한다. 

 

 

고흐, 구두 한 켤레, 1887

 

샤피로, 하이데거, 자크데리다가 논쟁했던 고흐의 낡은 구두처럼, 이러한 논쟁을 만들어내는 것 자체로 의미가 있겠지만, 실제로 존재하고 있는 가난이 있고 빈곤이 있다. 자연스럽게 살아내는 나름의 삶들이 이론으로써, 창작의 영감으로써 소비되는 것의 조금 물음표를 던지고 싶다. 그러나 그 무엇도 정답인 것은 없고 자신의 생각을 나누고 선보이는 것만이 우리가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일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