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 : 옛날에 만들어지거나 만들어둔 물건
세컨핸드, 유즈드 : 한 번 사용했던 중고 물건
빈티지 : 세월이 흐르면서 가치가 더해진 물건
(본래 뜻은 포도주의 재료인 포도를 수확한 해로 잘 숙성된 포도주처럼 오래되어 좋은 것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앤티크 : (수집할 가치가 있는) 100년 이상 된 물건
혼용되는 단어들(구제, 세컨핸드, 빈티지)의 차이를 알아보고자 했으나, (앤티크 제외) 딱히 구별할 필요성을 못 느껴 한국, 미국, 이탈리아에서 방문했던 빈티지 마켓 리뷰를 하고자 한다. 각 나라마다 빈티지 마켓이 있다. 홍대나 일본의 시모키타자와 등 거리에 즐비해있는 빈티지 편집샵뿐만 아니라, 한국에 동묘시장과 비슷한 rosebowl, naviglio grande vintage market, 도매로 사입해 D2C로 판매하는 vintage kilo sale, 밀리언 아카이브, 구제명품을 판매하는 D magazine outlet 등 그 종류가 다양하다. 더하여 빈티지 마켓은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 플랫폼 번개장터, 당근마켓부터 개인 블로그 마켓, 브랜드 세컨핸드샵, 리퍼브샵 등 하나의 '시장'으로써 확장되고 있다
1. rosebowl
미국 캘리포니아 패서디나에서 매월 둘째 주 토요일에 열리는 빈티지 마켓. 오전 5시에 입장할 경우 20달러, 오전 9시의 경우 12달러로 입장료를 받는다. (오전 5시 티켓을 호기롭게 샀으나 늦잠을 자는 바람에 20달러를 땅에다 버린 기억이 난다.) 구제부터 빈티지, 앤티크, 중고명품, 개인 브랜드까지 전부 구경할 수 있다. 의류뿐만 아니라 그림, LP, 가구, 사진, 비누, 액세서리, 식기, 신발 등 다양한 물건을 건질 수 있으나, 그만큼 엄청나게 넓어 동선을 짜는데 유의할 필요가 있다. 둥그런 메인 스테이지보다 바깥에 옷이 더 많으니, 빈티지 의류 구매가 목적이라면 바깥을 먼저 훑어보고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추천한다. 스트릿 브랜드들이 많았고, 산책 중인 강아지, 엄청나게 따사로운 햇볕이 기억에 남는다.
2. naviglio grande vintage market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매월 마지막 주 일요일에 열리는 빈티지 마켓. 무료이며, 오전 9시부터 시작한다. 나빌리오 운하를 따라서 쭈욱 구제, 빈티지, 앤티크, 중고명품 등을 구경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옷 말고도 구경할 거리가 엄청 많다. 앤티크 가구들과 중고명품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데, 아무래도 흥정 실력이 중요한 것 같다. 고가의 명품 브랜드들이 많았고, 3장에 20유로 푯말이 쓰여진 곳에서 질 좋은 캐시미어 니트를 구매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시원한 맥주와 함께 핑크빛 노을이 지던 운하를 바라보며 새똥을 맞았던 기억도.)
3. vinokilo
이탈리아, 독일, 스페인, 네덜란드 등에서 열리는 kilo sale 마켓, 매주 금요일마다 홈페이지에서 3유로의 티켓을 사면 갈 수 있다. 정해진 장소가 없이 그때그때 빈 공간을 빌려서 열린다. 주로 60년대부터 2000년대 브랜드 의류, 액세서리, 가방 등을 구매할 수 있으며, kg당 약 40-50유로로 옷을 구매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브랜드나, 퀄리티에 상관없이 가벼운 옷을 여러 개 담거나 조금 무게가 나가는 옷을 몇 벌 담으면 되는데, 핏을 잘 보고 사야 된다는 점을 주의하자. 결제할 때 생각보다 옷이 무겁다는 사실과 배경음악을 라이브로 연주해주는 밴드가 기억이 난다.
4. 밀리언아카이브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밀리언아카이브는 월요일 제외, 오후 1시부터 8시까지 운영한다. 매번 스웨터, 어글리 스웨터, 원피스, 블라우스 등의 테마를 정해 옷을 가져와 판매한다. 보통 pcs당 만 원에서 만 오천 원 정도로 구매할 수 있으나, 테마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티셔츠샵의 경우 종이 쇼핑백 안에 몇 개를 담든지 삼만 원이라는 가격을 매기기도 했는데, 제한시간(1시간)이 있어 급하게 골랐던 기억이 있다. 몇 개는 외출복, 몇 개는 잠옷으로 잘 입고 다닌다. (처음 이탈리아에서 vinokilo를 알고 한국에도 비슷한 것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만 했는데, 역시 실행하는 자가 성공하는 법이겠지...라는 생각을 하며 집으로 돌아갔던 기억도 있다.)
5. D magazine outlet
이탈리아 밀라노에 있는 구제명품샵. 3개의 매장을 가지고 있으며 약 3,000개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중고 물건뿐만 아니라 재고품 등을 판매한다. 저렴한 가격으로 옷, 신발, 가방, 액세서리 등 고품질의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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