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WEB 3.0
WEB 3.0이란 읽고, 쓰고, 소유할 수 있는 인터넷 서비스 형태를 말하며, 메타버스라는 공간에서 블록체인과 가상화폐를 기반으로 위 데이터가 분산되어 저장된다. 즉, 사용자는 자신이 만든 컨텐츠를 어떠한 플랫폼이 아니라 직접 소유할 수 있게 되며, 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WEB 1.0이란 읽기만 가능한 인터넷 서비스 형태를 말하며, WEB 2.0은 읽고 쓰는 활용이 가능한 인터넷 서비스 형태를 의미한다.)
옷 또한 개인이 제작했던 것이 산업이 되고, 플랫폼이 생기는 과정을 거쳤다. 변화의 과정 안에서 수많은 기준과 분류(여성복, 컨템포러리, 하이엔드, 빈티지, 캐주얼 등)가 생겼으며, 산업이 다각화(온라인, 오프라인, 옴니채널, 라이브커머스, 중고시장, 블로그 마켓 등) 되고, 환경이나 인권, 사물인터넷, 스마트 팩토리 등 사회의 변화와 기술의 발전에 따라 형태가 변모해왔다. 더하여 현재에는 가상세계의 옷을 디자인하여 판매하는 것에 NFT 기술을 접목시키는 시도 중에 있다.
2. NFT
NFT는 블록체인의 기록, 즉 데이터를 통해 유일한 원본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그것을 소유한다. 한 블록체인 회사는 뱅크시의 작품 <Morons>을 파괴하는 장면을 담은 동영상을 판매했는데, 그들은 NFT와 실물이 모두 존재할 경우 작품의 가치는 실물에 종속된다며 원화를 없앴다. 그들은 원화가 없어지면 NFT가 대체 불가능한 진품이 되어 작품의 가치가 NFT로 옮겨간다고 주장했다. (한편 NFT로 만든 잭도시의 트윗이 37억 원에서 3800만 원으로 폭락했다.)
프랑스 철학자 장 보드리야르는 시뮬라크르와 시뮬라시옹에서 '모사된 이미지가 현실을 대체한다'라는 이론을 내세웠다. 더하여 '시뮬라크르는 결코 진실을 감추는 것이 아니다. 진실이야말로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진실을 숨긴다.'이라며 원본이 복제물보다 우월하다는 플라톤식의 가설은 현대사회에서 더 이상 의미가 없어졌다고 주장했다. 더하여 독일의 작가 히토 슈타이얼은 '객체를 그대로 인정한다면 사물이 되지 못할 이유가 없다. 단순히 주체가 없는 객체가 되는 것.'이라며 인터넷 바깥에 실재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지루하다고 했다.
같은 퀄리티의 복제품을 대량, 소량생산하는 것이 중요한 의류산업에서의 이러한 흐름은 사실 예전부터 예정되어 왔던 것일지도 모른다. 가품이나 오리지널 페이크 등 다양한 복제품들이 존재하며, 자가복제뿐만 아니라 감성, 브랜딩, 스토리, 철학까지 복제되고 있는 이 산업 안에서 NFT는 그다지 새로운 게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대체 불가능한 것을 쫓지만 능률적인 교환 조건 안에서 얼마든지 대체 가능하다는 점에서 현재의 패션은 NFT와 닮아있는 것 같다.
3. 세실 B. 에반스
세실 B. 에반스는 미래에 인간임은 무엇을 의미하게 될지, 나아가 무엇이 인간으로 여겨질지에 대해 질문한다. 작품 ‘What the Heart Wants’에서는 "K 이후" 세계에 살고 있는 것들을 소개한다. 이 세계에는 과거 애니메이션 캐릭터이었던 것, 육체에서 분리된 귀들의 노동조합, 스팸깡통, 로봇, 죽지 않는 세포, 그리고 '기억의 주체보다 더 오래 살아남은 기억' 등이 존재한다. 이들은 자신들이 인간으로 간주될 수 있는 능력에 관해 언쟁한다.
포스트 휴먼을 주제로 다루는 예술작품 속에는 패션이나 의복, 의류가 존재할까? 귀걸이, 캐릭터 옷 디자인, 귀걸이, 깡통 디자인, 로봇의 옷이 미래의 패션으로 간주될까? 아니면 패션디자인에서 패션이 사라지고 디자인만이 존재하게 될까. 세포나 기억들, 데이터들은 '옷'이라는 것이 필요할까? 이에 상응하는 새로운 개념이 등장할 수도 있을 것 같다. NFT 관련 저서의 저자는 NFT의 쓰임새가 무엇이 될지 모른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하던데, 미래 옷의 쓰임새도 무엇이 될지 궁금하기 때문에 반 정도 동의할 수 있을 것 같다. (너무 먼 미래 같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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