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산 이후의 창의성

산업혁명 이래, 기계학습 알고리즘은 이미지를 손쉽게 만들어낼 수 있다. 인공적 상상력은 국가 통치나 정치 안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기술이 미래를 형성하는 데 미치는 역할을 고려할 때, 미적 교육, 예술 창작, 정치와 관련된 더 넓은 맥락 안에 놓여야 한다. 기술과 미디어에 기반한 예술은 새로운 형태의 시각적 경험을 제공하려고 시도하지만, 더 많은 이미지를 만들고, 풍부한 감각적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관점에 사로잡혀 알고리즘을 이용한 인공적 상상력은 수학적 무한에 머문다. 상상력이란 단순히 이미지의 생산에 국한되지 않아야 하며, 단순히 계산에 기반한 선점적 논리에 의지하지 않아야 한다. 이에 계산 이후의 창의성에 대한 물음을 던져 인공적 상상력이란 이미지의 생산이 아니라 이미지 너머의 통로에 대한 것으..

Gucci Fall 2018 Ready-to-Wear Collection 리뷰영상 리뷰

역사란 데이터의 축적이지만 편향된다는 점에서 인공지능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역사를 알면 미래가 보인다는 말은 인공지능이 주식시장을 예측하는 것과 같다. 즉 미래는 알 수 없다는 것. 이 주장은 푸코가 근대를 '불연속적인', '일시적' 효과이자 구성물로 보았다는 점과 일치한다. 그 뒤를 화이트헤드의 사변적 철학과 들뢰즈의 유기체, '되기'의 문제로 이동하며 답을 찾아가고 있는 것 같은데.. 정말 구조의 '바깥'은 어디에 있나. 또 다른 진리 찾기의 매몰일 수도. 그렇지만 이것도 데리다가 말했고 반복일 수도 있다. 끊임없이 반복하며 기록을 남기고 후세대를 위해 남겨놓는 것만이 현세대에 할 수 있는 일 일지도. 나중을 믿고 남겨놓는 것이 유일한 탈 구조로 가는 방법일 수도. 미래에 사는 것? ..

리뷰의 리뷰 2022.08.18

3. 발견되지 않음의 모방? 헨리다거와 비비안마이어

1. 헨리다거 아르브뤼 혹은 아웃사이더 아트의 스테레오 타입으로 불리는 작가 헨리다거. 1892년 4월 미국 시카고에서 태어난 그는 자폐증과 함께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았다. 헨리다거는 주로 발목까지 오는 낡은 군용 코트를 즐겨 입었으며, 사람들과 딱히 교류하지 않고 평생 독신으로 살았다. 시카고 쪽방에 세를 얻어 40년 이상 빌딩 청소부로 일했던 그는 1973년 세상을 떠났다. 그가 세상을 떠난 뒤, 그가 교류하던 몇 안 되는 사람인 집주인이자 사진작가 네이선 레너는 그의 방에서 엄청난 양의 원고와 삽화, 수채화 등을 발견했다. 발견된 원고의 제목은 '비현실의 왕국에서'로, 비비안 소녀들이라고 불리는 7명의 자매가 어린이를 노예로 삼는 악의 무리와 대항의 전쟁을 벌인다. 총 15,145 페이지의 달하는 ..

2. 아르브뤼와 버내큘러

1. 아르브뤼란? 브뤼(brut)는 '날 것의', '다듬지 않은' 등의 뜻을 가지며, 아르브뤼란 가공되지 않은 순수 그대로의 예술을 말한다. 1945년 프랑스 화가 장 뒤뷔페가 정의 내린 개념으로, 아마추어 화가, 어린이, 정신질환자 등 정규 미술 교육을 받은 적이 없는 사람들의 순수한 형태의 미술을 지칭하기 위해 만든 용어다. 아르브뤼는 전통적인 기준과 규범에서 벗어나, 본능과 무의식을 창작의 원동력으로 삼는다. 2. 아웃사이더 아트 아웃사이더 아트는 영국의 예술 평론가인 로저 카디널이 아르브뤼의 번역어로서 고안한 단어로, 정식으로 미술 교육을 받지 않은 이들이 미술사의 주된 흐름과 무관하게 창작활동을 하는 것을 말한다. 장 뒤뷔페는 정신병동의 예술, 영매의 예술, 기타 소외 계층의 예술 등을 통해 아..

1. 제도 바깥의 예술

어떠한 이론이 패션과 만나면 왜 어떠한 형태, 즉 구조 속으로 들어가게 될까? 패션이 갖는 한계와 그것을 탈피할 방법은 무엇일까. 가상현실에서 마저도 원래의 의복 형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탈구조나 제도 바깥의 예술을 말하는 이론을 만나도 패션은 왜 의복의 형태에서 크게 달라질 수 없을까? 패션과 버내큘러에 대한 연구는 형태나 아이템 색과 같은 단편적인 것으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자전적인 이야기에 집중하는 것이 패션산업에서 나타나는 버내큘러에 대한 특징을 좀 더 유용하게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한국 패션에 나타나는 버내큘러적 특징은 '색동저고리, 팔각모반을 겹쳐 방패연을 띄우는 모양의 지붕과 처마선의 곡선적인 이미지를 차용하며, 녹의홍상의 문화를 기반으로 위아래 다른 색상의..

리퍼브시장과 와비사비

1. 어글리어스 야채와 채소가 보기 좋아야 할까? 어글리어스는 푸드 리퍼브 브랜드다. 식재료로써 맛과 영양의 문제가 없지만 외형상 흠집이 있거나, 모양이나 중량, 크기가 소비자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농산물을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한다. 수확시기에 따라 랜덤으로 농산물을 배달하는 구독 서비스도 함께 운영한다. 어글리어스는 농산물의 외형에 따라 가격이 매겨지는 시장 구조에 의문을 던지며, 농산물을 단순히 판매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야기를 통해 기준 미달의 농산물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해 노력한다. 2. 리퍼브 시장 리퍼브란 전시 상품이나 반품, 흠이 있거나 결함이 있는 제품, 과잉 생산으로 인해 판로가 막힌 제품, 이월, 단종 상품 등을 재정비하여 정가보다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는 것을 뜻한다. 코로나 ..

그냥 정보 2022.07.14

발견되는 것

누가 먼저 발견하냐에 가까운 경쟁이 되어버린 이곳에서 발견되고 싶은 사람과, 발견해달라고 가만히 있는 사람, 발견하는 사람, 발견된 것을 고르고 편집하는 사람, 발견된 것을 보는 사람, 그리고 발견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다. (물론 발견되고 싶지 않음을 마케팅하는 사람도, 브랜드도 있다.) 발견되고 싶은 사람(or 브랜드)은 어떻게 해야할까? 도전 슈퍼모델 코리아, 프로젝트 런웨이, 탑셀러 등 다양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하거나, 패션쇼를 연다. 당장에 DDP에 패션쇼를 세울 수 없다면 각종 행사나 다른 지역에서 주최되는 패션쇼를 참가한다. 이것도 안된다면 어느 한 공간을 빌리거나 길거리에서 게릴라 패션쇼를 열어도 좋겠다. 무신사 넥스트 제너레이션, 한복 브랜드 지원사업 등 공공기관이나 사기관에서 주최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