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존속에 관한 질문

패션산업 고찰 - 인류세, 허튼직업, 필수 노동자

runningforthings 2022. 5. 27. 04:07

 

 

1. 인류세

인류세란 비공식적인 시대 구분으로, 인류의 산업활동으로 인해 지구의 환경이 변화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생겨난 명칭이다. 네덜란드의 화학자 파울 크뤼천은 인류가 지구의 토양, 바다, 대기, 생태계의 큰 영향을 미친 산업혁명 이후의 시대를 별도의 지질 시대인 인류세로 분류하자고 주장했다. 반대로 미국의 철학자 그레이엄 하먼은 우리는 기후 변화가 없어지기를 바랄 수 없고, 기후 변화에 메커니즘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인류세와 인간은 독립적이라고 주장한다. 부모는 아이가 무엇이 될지 알지 못하고, 적절히 이해할 수 없다. 즉, 무언가를 제작한다는 사실이 그것을 이해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인류세'라는 술어 자체는 환경 문제 등 어떠한 방향성에 대해 화두를 던지고, 담론을 형성한다는 점에서 의미있다. 

 

 

2. 허튼직업

1910년과 2000년 사이 새롭고 다양한 직업과 산업이 만들어졌다. 1차 산업의 노동자는 급격하게 줄어들고, 전문직, 관리직, 사무직, 판매직, 서비스직의 노동자는 급격하게 늘어났다. 더하여 새로운 산업에서 창출되는 기타 부수적인 직업들까지 그 숫자를 가늠할 수도 없을 만큼 생겨났다. 미국의 인류학자 데이비드 그레이버는 이러한 직업을 '허튼 직업'이라고 부르기를 제안했다. 그는 어떤 직업이 진짜 필요한지에 대해 '만약 인구의 1%가 가용 재산 대부분을 통제하고 있다면, 우리가 “시장”이라 부르는 것은 실제로는 그들이 쓸모 있거나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만을 반영하고 있을 것이다.'라고 답했다. 물론 사회적 가치를 재는 객관적인 척도는 있을 수 없겠지만, 이런 일을 하는 사람들은 궁극적으로 이 사실을 알고 있다. 이미 세상에는 더이상 생산되지 않아도 되는 것들이 넘쳐난다. 단순 생필품에서 의류, 가전제품, 기계, 기술 등 가공되거나 새롭게 만들어지는 디지털 콘텐츠까지, 조금씩 이름과 내용을 바꿔가며 생산해낸다. 

 

 

3. 필수 노동자

스웨덴 철학자 마틴 해그룬트는 인간의 역사적 잔존물은 '주어진 본질이 없는 것'이라고 말한다. 인간은 생물학적인 제약을 초월할 수 없다. 단지 이 제약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에 관한 물음만이 존재한다. 이에 인간은 자신의 물음에 따라 존재의 이유와 조건을 변화시킬 수 있으나, 사회의 경제적 조건과 분리될 수 없다. 경제는 서로를 인적자본으로 여기도록 만들며, 삶의 우선적인 가치를 이윤창출로 여기게 한다. 이에 우리는 우선순위와 이윤을 위한 생산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지만, 생존을 위해 자본의 형태로 축적되고 부로서 분배되는 이윤에 의존한다. 마틴 해그룬트는 자본은 빈곤한 노동자들의 삶을 희생시키는 일에 의존하기 때문에, 지속 가능한 세계를 위해서는 이러한 필수 노동자들에게 박수를 보내는 일 이상의 것을 행하거나 개인으로서 자신의 우선순위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앞으로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분석하고, 담론을 형성하고, 우선순위를 정하여 행동하는 것.

 

 


 

필수 노동자들의 삶을 희생시켜 만들어지는 허튼직업과 제품들,

그리고 그것들이 모여 만들어지는 인류세.

이에 대체 가능한 것을 더이상 생산하지 않고,

이미 있는 것을 사용하거나, 조금 못생긴 것들과 살아가는

'시장'들이 또다시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구제, 세컨핸드, 빈티지 차이점과 빈티지 마켓

구제 : 옛날에 만들어지거나 만들어둔 물건 세컨핸드, 유즈드 : 한 번 사용했던 중고 물건 빈티지 : 세월이 흐르면서 가치가 더해진 물건 (본래 뜻은 포도주의 재료인 포도를 수확한 해로 잘 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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